- 작성자 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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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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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 운전, 과연 길은 닫혀있는가
실형 확정 시 종전 집행유예 실효 법정 구속 뒤에도 길은 남아있어
근로‧납세‧부양 등 자료제시 필요 형량 감경보다 형종 변경 노려야
음주 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 기간 중에 또 다시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어 법정구속에 이른 순간, 의뢰인과 그 가족이 느끼는 절망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형법은 집행유예 기간 중의 재범에 대하여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1심 법원의 선택지는 사실상 ‘실형’과 ‘벌금형’ 두 가지로 좁혀진다. 더욱 가혹한 것은 그 이후다.
1심에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는 순간 형법 제63조에 따라 종전의 집행유예가 실효되고, 의뢰인은 이번 사건의 형은 물론 그동안 유예되어 있던 형까지 한꺼번에 짊어져야 한다. 한 번의 음주 운전이 두 배의 형기로 돌아오는
셈이다.
그러나 30년간 음주 운전 항소심을 진행해 오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1심에서 실형 선고 후 법정 구속된 의뢰인이라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의 형종 변경’을 이끌어 내면 그 즉시 석방되고 종전 집행유예의 실효까지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항소심은 1심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다. ‘실형이냐 벌금이냐’ 단 한 단어의 차이가 한 사람의 생애를 가르는, 가장 정밀하고도 치열한 마지막 무대이다.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 운전 사건의 항소심은 통상의 항소심과 다르다. 징역 1년을 6개월로 줄여도 종전 집행유예가 실효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변호인의 시선은 처음부터 ‘감형’이 아니라 ‘벌금형으로의 형종 변경’이라는 지점에 고정되어야 한다. 형법 제63조가 집행유예 실효의 요건을 ‘금고 이상의 실형’의 확정으로 한정하고 있는 이상,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얻어내면 의뢰인은 즉시 석방되며 이전에 유예되어 있던 형 역시 원래대로 계속 유예된다.
항소이유서를 작성하는 첫 단계에서부터 이 좌표를 분명히 세우고, 모든 양형 자료와 변론의 흐름을 그 한 점으로 수렴시켜야 한다. 이 판단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한다.
1심 이후의 ‘구조적 변화’를 객관적 자료로써 쌓아 올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후심적 성격에 따라 양형의 조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는 한, 1심의 판단을 존중한다. 뒤집어 말하면 1심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실질적으로 변화하였음을 입증하면 실형을 벌금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 ‘재범의 위험성이 구조적으로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자료가 항소심 기록 속에 빠짐없이 편입되어야 한다. 형식적인 반성문으로는 부족하다. 행동으로 증명되고 시간으로 누적된 변화만이 재판부의 판단을 움직인다.
따라서 변호인은 1심 판결이 선고된 바로 그 순간부터 움직여야 한다. 실형이 가져올 ‘회복 불가능한 결과’를 재판부에 정면으로 제시해야 한다. 재판부 역시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가지는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금형’이라는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합당한 명분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명분은 막연한 선처 호소가 아니라, 의뢰인이 실형을 살게 될 경우 가족과 사회가 떠안게 될 구체적이고도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체적으로 제시할 때 비로소 형성된다.
부양해야 할 가족의 존재, 집행유예 기간 동안 어떠한 자세로 직장과 가정을 지켜왔는지를 보여주는 근로 및 납세 자료, 가족과 지인이 한 자 한 자 눌러쓴 선도 다짐의 기록이 바로 그 열쇠다. 특히 실형이 확정될 경우 그 전 집행유예마저 실효되어 사실상 두 개의 형을 동시에 짊어지게 된다는 점, 그로 인하여 가족이 당장 생계의 벼랑에 서게 된다는 점을 구체적 자료와 함께 호소할 때, 재판부는 비로소 ‘실형 대신 무거운 벌금형’이라는 명분을 손에 쥐게 된다.
닫힌 듯 보이는 문에도 반드시 다른 열쇠는 존재한다. 집행유예 기간 중의 음주 운전 사건은 한국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이 마주하는 가장 험난한 영역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어렵다’와 ‘불가능하다’는 결코 같은말이 아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의뢰인이라도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이끌어 내면 그날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고, 종전 집행유예도 유지되어 추가 복역을 피할 수 있다. 길은 분명하다. 1심 선고 직후부터 ‘벌금형으로의 형종 변경’이라는 목표를 확실히 세우고, 1심 이후의 구조적 변화를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며, 실형이 가져올 회복 불가능한 결과를 재판부 앞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다.
가장 무거운 사건들 속에서도 결과를 바꾸는 힘은 바로 이런 준비와 설득에서 나왔다.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방법으로 끝까지 싸우는 자에게는 마지막 순간 반드시 다른 결과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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