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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의 사슬을 집행유예의 디딤돌로
  • 작성자 BK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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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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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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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의 사슬을 집행유예의 디딤돌로

구속 재판받은 피고인 7할 '실형'  불리한 출발 아닌 전환점 삼아야

음주 상태서 운전자 폭행한 사건  항소심 집행유예··· 가족 품으로


통계에 따르면 1심 재판 단계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피고인이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은 약 71%에 이른다. 열 명 중 일곱 명이 실형으로 이어진다는 통계는 구속된 피고인과 가족에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구속은 끝이 아니다. 구속이라는 불리한 출발점도 어떻게 다투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집행유예를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먼저 바로잡아야 할 전제가 있다. 구속은 형벌이 아니라 절차다.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를 막기 위한 강제처분일 뿐, 그 자체가 유죄의 증거가 되거나 형을 무겁게 하는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정하고 있다.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 있다는 사정은 이 가운데 독립적으로 형을 무겁게 하는 기준이 아니다. 결국 구속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실형이 예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속 상태에서도 집행유예는 법리상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구금된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자료로 전환하느냐에 있다. 구속 상태의 피고인에게 가장 위험한 태도는 그 시간을 단순히 버려진 시간으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선고 전까지 양형의 저울은 계속 움직인다. 구금 기간은 반성, 피해 회복, 재범 방지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구속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구속 상태 자체가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현실적으로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미결구금 기간 동안 피고인은 이미 신체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중대한 고통을 감수한다. 미결구금일수가 본형에 산입되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셋째, 구속된 기간 동안 피해자와의 합의, 공탁, 치료 프로그램 참여, 단주·상담 계획, 가족의 관리·감독 계획, 출소 후 생활 기반 등을 제시 가능한 객관적 자료로 준비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구속을 단순히 불리한 사정으로 방치하지 않는 데 있다.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택하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그 명분은 말로만 하는 반성이 아니라 피해 회복을 위한 실제 노력과 재범을 막기 위한 구체적 계획에서 나온다.


최근 수행한 한 사건에서도 이 점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의뢰인은 음주 상태에서 택시 기사 등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미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고, 같은 유형의 범행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사안은 가볍지 않았다.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됐다. 의뢰인과 가족은 이번만큼은 실형을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 재판 도중 별건 수사까지 추가로 진행되면서 사건은 본건과 병합됐다. 객관적으로도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면이었다.


그러나 변론의 방향은 처음부터 집행유예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두는 데 맞춰졌다. 우선 구속으로 인해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더 이상 문제 되기 어렵다는 점을 정리했다. 동시에 구금 기간 피해자들과의 합의를 추진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자료로 남겼다. 알코올 의존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 치료와 단주 계획을 마련했으며, 가족들이 출소 후 생활을 어떻게 관리하고 도울 것인지 구체적인 조력 계획도 준비했다. 병합된 사건은 불리한 요소였지만, 모든 잘못을 한 절차 안에서 정리하고 책임지는 계기로 설명했다.


그 결과 의뢰인은 다수의 동종 전력과 병합 사건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구속 상태에서 시작된 재판이었지만, 선고 당일 법정에서 석방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1심 구속 사건은 형사재판에서 가장 어려운 사건 유형 가운데 하나다. 구속이라는 사실만으로 재판부의 시선이 이미 무겁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고, 피고인과 가족 역시 쉽게 체념한다. 그러나 체념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 구속 이후의 시간에도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존재한다.


구속을 도망·증거인멸 우려 해소의 근거로 돌려세우고, 미결구금의 시간을 반성과 피해 회복의 시간으로 바꾸며, 이미 감수한 구금의 고통 위에 다시 실형을 더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기록, 자료, 합의 노력, 치료 계획, 가족의 관리 계획, 재범 방지 방안이 필요하다.


사전 구속에 미리 무릎 꿇을 필요는 없다. 구속은 불리한 출발점일 수는 있지만, 결론은 아니다. 형사재판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양형은 움직이고, 준비된 변론은 그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끝까지 다툰다면 마지막 순간 다른 결과가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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