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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구속 이후에도 항소심은 남아있다

작성자 BK파트너스 작성일 2026-06-24 조회수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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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구속 이후에도 항소심은 남아있다

1심 선고가 곧 재판의 끝은 아냐  항소심은 '사후심적 속심'에 해당

항소이유서가 항소심의 '첫단추'  새로운 자료가 결과를 가르는 핵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는 순간, 피고인과 가족들은 흔히 “이제 재판은 끝났다”고 받아들인다. 그러나 형사 항소심을 오래 겪으며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은 분명하다. 1심 판결은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 형사소송 구조에서 항소심은 1심 판단을 단순히 반복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실과 양형을 다시 다투는 또 하나의 사실심이다.
구속이라는 현실은 무겁다. 그러나 구속이 곧 결과의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형사재판의 법리는 여전히 다른 결론을 향한 길을 열어두고 있다.
항소심은 속심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사후심적 요소를 함께 지닌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진다. 항소심의 심판 대상은 여전히 피고사건의 실체이고, 1심 판결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이나 새로 확보된 증거도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3항은 제1심 법원에서 증거로 할 수 있었던 증거는 항소법원에서도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1심에서 졌으니 항소심에서도 진다”는 말은 법리상 당연한 결론이 아니다. 1심 이후 무엇을 새롭게 제출하고, 어떤 사정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느냐에 따라 항소심의 무게 추는 다시 움직일 수 있다. 항소심의 첫 단추는 항소이유서다. 항소법원은 원칙적으로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에 관해 심판하고,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해 예외적으로 직권 판단을 할 수 있다.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지난 뒤 새롭게 제기한 주장은 적법한 항소이유가 되기 어렵고, 직권 심판을 촉구하는 의미를 가질 뿐이다. 무엇을 항소이유로 삼고, 어떤 순서와 논리로 담을 것인지가 항소심 변론의 출발점이다. 양형부당을 다투는 경우에는 ‘새로운 자료’가 중요하다. 대법원은 제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항소심이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새롭게 드러난 자료를 종합할 때 1심 양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면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피해 회복, 합의, 공탁,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 안정적인 생활 기반, 가족과 사회적 지지 관계, 치료와 상담, 직업 복귀 가능성 등은 모두 객관적 자료로 정리되어야 한다.
말로만 반성한다고 해서 항소심의 문이 열리지는 않는다. 1심 선고 직후부터 자료를 쌓고, 그 자료가 양형 조건의 실질적 변화를 보여줄 때 비로소 1심 존중의 원칙을 넘어설 명분이 생긴다. 유무죄를 다투는 항소심에서는 접근 방식이 더 정밀해야 한다. 단순히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심 판단을 떠받친 증거의 가치 평가가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증거와 증거 사이의 연결이 어느 지점에서 끊어지는지,
1심의 논증이 어떤 부분에서 논리와 경험칙에 어긋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야 한다.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의 증명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유죄 인정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한 심증을 형성할 증거가 부족하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공범이 있는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실제 역할과 책임, 다른 공범과의 형평, 1심이 관여 정도를 과도하게 평가했는지도 중요한 항소이유가 될 수 있다.
항소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절차적 수단도 적지 않다. 새로운 증거를 신청하고 조사할 수 있으며, 필요한 범위에서 피고인 신문과 변호인의 의견진술도 가능하다. 다만 항소심이 1심의 판단을 가볍게 뒤집는 절차는 아니다.
1심 판단을 흔들려면 그에 걸맞은 객관적 사유와 자료가 새로 현출되어야 한다. 1심에서 구속된 채 항소심을 준비하는 일은 형사재판에서 가장 무거운 국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어렵다는 것과 불가능하다는 것은 다르다. 항소심을 1심의 연장선으로만 보면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항소심을 사실과 양형을 다시 다투는 새로운 사실심으로 이해할 때 준비의 방향도 달라진다. 1심 선고 앞에서 미리 무릎 꿇을 필요는 없다. 법은 아직 말할 기회를 남겨두고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끝까지 준비하는 사람에게 항소심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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