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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처벌의 저울은 공평한가
  • 작성자 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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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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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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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처벌의 저울은 공평한가

피해자 없어도 합의 기회 원천 차단 침해범과 다르게 감형 통로 제한돼

현재는 재범 및 수치 중심으로 양형 형평성 위해서 처벌 기준 달라져야


형사사법의 양형 저울은 종종 역설적인 방향으로 기운다. 실제 피해자가 발생한 강력범죄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선처의 기회를 얻는 반면, 구체적인 피해자 가 없는 경우 피고인은 용서를 구할 대상조차 없이 획일적인 처벌의 잣대 앞에 놓인다.


특히 음주 운전과 같이 사회적 비난이 거센 범죄일수록 이러한 역설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회적 안전을 위한 엄벌의 필요성과 개별 사건의 구체적 타당성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정의의 저울이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


우리 형법은 범죄를 ‘실제로 법익을 침해한 경우(침해범)’와 ‘법익 침해의 위험만으로 성립하는 경우(위험범)’로 나눈다. 폭행, 상해, 사기 등 범죄 대부분이 피해자의 신체나 재산에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해야 성립하는‘침해범’이다. 반면 음주 운전은 교통사고라는 실제 결과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대표적인 ‘추상적 위험범’이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라는 중대한 사회적 법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다.


이러한 입법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음주운전이 초래할 수 있는 끔찍한 결과에 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처벌 수위는 계속해서 상향되어 왔다. 특히 재범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은 음주 운전 근절이라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문제는 이 정의로운 칼이 현실에서 기계적으로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역설이다. ‘침해범’ 영역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며 용서를 구하는 과정은 법원이 형벌의 목적 중 하나인 ‘관계의 회복’이 달성되었다고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다. 그 결과, 중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피고인은 집행유예 등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그러나 음주 운전자는 이러한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봉쇄된다. 사고를 내지 않는 한, 용서를 구할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아무리 깊이 반성하고,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으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해도,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증명할 길이 없다. 결국 음주 운전자는 양형에서 가장 강력한 감경 사유를 활용할 수 없는, 구조적인 불이익을 안고 재판에 임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적 불이익은 법원의 경직된 양형 관행과 맞물려 더욱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최근 법원은 음주 운전, 특히 재범 사건을 두고 과거 전력과 혈중알코올농도라는 두 가지 잣대를 거의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형량을 결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재범 횟수가 누적될수록 형량은 자동으로 가중되고, 결국 실형 선고로 이어진다.


이는 필자가 이전 기고문에서 지적했던 ‘법왜곡죄’ 신설 이후 사법 재량이 위축되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사회적 비난이 거센 음주 운전 범죄에 대해 조금이라도 온정적인 판결을 내렸을 때 쏟아질 비판을 우려한 나머지, 법관들이 구체적

타당성을 따지기보다 획일적이고 안전한 양형을 선택하게 되는것이다. 단 한 명의 억울한 피고인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형사사법의 대원칙이다. 이는 억울한 유죄 판결뿐만 아니라, 책임의 정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처벌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헌법상 보장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범죄를 증명할 때뿐만 아니라 양형 과정에서도 관철되어야 할 핵심 가치다.


실제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입힌 범죄자가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자유의 몸이 되고, 잠재적 위험을 야기했지만 아무런 인적·물적 피해를 낳지 않은 음주 운전자는 수감되는 현실이 과연 ‘죄형균형의 원칙’에 부합하는가?이는 사실상 범죄의 증명 책임을 넘어 ‘선처받을 자격’의 입증 책임을 피고인에게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합의할 피해자가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피고인에게 가장 큰 족쇄가 되는 이 역설을 우리는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면밀히 살피고 피고인의 책임과 재활 의지에 비례하는 형벌을 선고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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